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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역사 상 가장 치명적인 트리오가 될 것이 확실시 되는 MSN은 오늘 경기에서도 역시나 치트키였지만, 팀으로서 오늘의 바르셀로나는 분명 그들 최상의 상태가 아니였고, 필리페 루이스의 퇴장 전까지 스코어는 1:2 였으나 분명 팀 對 팀으로서 지난 4~5경기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던 것과는 다른 컨셉의 전략을 가지고 나왔음에도 좋은 경기를 펼치고 있었다. 기계와 같은 철저한 팀적 움직임과 압박,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엄청난 활동량과 투지. 코케의 선제골 이후 메시와 수아레즈에게 연달아 골을 내주며 역전을 당했음에도 시메오네의 주문대로 팀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필리페의 너무나 바보 같은, 뭐라 옹호해 줄수도 없는 악질의 반칙이 게임 플랜을 1차적으로 망가트렸고, 10명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그들의 보스 촐로 시메오네처럼, 정말 무척이나 용맹하게 후반 15분 가량 11명의 바르셀로나를 괴롭혔지만, 역부족이었다. 사실 그리즈만의 결정적인 찬스가 들어갔어도 무승부 이상의 결과를 가져왔을 것 같지는 않지만.. 아무튼 후반 초중반의 모습은 정말 멋있었다.


남자답게 멋지던 것도 잠시뿐, 후반 20분 명실상부 아틀레티 수비의 리더 디에고 고딘이 또 한번 바보 같은 행동을 저질렀고, 잘 싸우던 아틀레티코도 2명의 수적 열세 아래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바르셀로나는 9명의 '반쯤 미친' 아틀레티코 상대로 부상을 피하려는 듯 무리하지 않았고, 경기는 그대로 2:1 바르셀로나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팬으로서 오늘 경기는 시메오네의 지휘 아래, 아틀레티코의 명과 암을 둘 다 보여준 경기가 아니었나 싶다. 헌신과 열정을 가장 강조하는 시메오네의 팀답게, 촘촘한 간격 유지와 엄청난 활동량에서 비롯되는 압박 등 세계 최고의 강팀을 상대할 때 나오는 아틀레티의 강점도 보여주었고, 열정과 승부욕을 넘어서 지나친 더티 플레이가 이어질 경우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분명히 거친 팀이다. 이를 나처럼 팀의 매력으로 보는 팬들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내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거친 플레이들을 팀의 매력 중 하나로 삼는 이유는 선을 넘지 않을 줄 알기 때문이다. 반칙이 잦고 카드도 많이 받지만, 정말 악질의 플레이나 상대 선수에게 부상의 위험을 안겨주는 반칙은 분명히 자제할 줄 아는 팀이다.


하지만 유독 최근 MSN의 바르셀로나를 상대로는.. 팬으로서도 좀 심하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꽤 있다. 이번 경기 필리페 루이스의 반칙만 가지고 하는 얘기는 아니고.. 그냥 전반적으로. 물론 그들이 워낙 볼을 많이 점유하는 팀이고 드리블 시도나 개인기가 좋다 보니 어쩔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는 생각을 하고, 우스갯소리로 3명이 같이 뛰면 반칙 아니고서야 못 막는다는 얘기도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적당한 정도가 있는 것이 아니겠나.. 싶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오죽하면 저러겠나 싶은 생각도 들고. 아무튼 다음 바르셀로나와의 만남에서는 안 그랬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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