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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정규시즌 MVP 수상과 함께 사실상 워리어스의 '더맨' 으로서 파이널 우승으로 이끌며 자신의 시대를 열고자 했던 스테판 커리, 하지만 파이널 2차전의 부진 등으로 인해 FINAL MVP가 안드레 이궈달라에게 가며 완전무결에 가까웠지만 마지막 방점을 찍지 못하며 2% 아쉬운 시즌이 되고 말았는데, 이에 열 받았던 것인지 오프 시즌 동안 얼마나 땀을 흘렸던 것인지 올 NBA 개막 이후 마치 차원이 다른 외계 행성에서 온 것만 같은, 사람이 아닌 모습을 3경기째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국내 최대 느바 커뮤니티 중 하나인 매니아에서도 서포팅 여부를 떠나 커리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거운데.. 저거 사람 맞냐, 게임 아니냐는 말부터 시작해서 매직 존슨, 오스카 로버트슨, 밥 쿠지, 아이재아 토마스, 존 스탁턴 등 포인트 가드 레전드들이 줄소환되고, 심지어 느바 팬들에게는 신성화될 수 밖에 없는 인물인 마이클 조던까지 등판, 올 시즌 목표가 마이클 조던이 유일하게 못 타본 상인 MIP (Most Imporved Player) 아니냐, 공격으로 상대 팀 기를 꺾어서 DPOY 를 받고자 하는게 아니냐, 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3경기째 갓갓갓 갓갓의 위엄을 뽐내고 있다. 물론 이제 겨우 정규 시즌 82경기 중에서 3경기 치른 것이니 지나치게 설레발을 떨어서는 안 되겠지만.... (실제로 이미 많은 사람들이 워리어스 팬들만 모인 곳이 아닌 공개 커뮤니티에 설레발 및 섣부른 비교 글들을 게시해 반감이 생긴 것 같다.) 2012년, 우연히 농구를 너무나 신명나게 하는 뉴타입 괴물 커리에 빠져 아틀레띠 못지 않게 워리어스를 응원하고 있는 팬으로서 오늘 경기까지 보고서는 개인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스탯으로 살펴보면 현재 커리가 얼마나 미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는데, 평균 33분 출장 39.3점 5.7리바 7.3어시 2.3스틸 1.7턴오버, 여기까지만 봐도 놀랍지만 사실 이 것만 봐서는 다른 타입의 괴물인 현재의 러셀 웨스트브룩이나 이전 케빈 듀란트의 MVP 시즌에 비해 월등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제부터 놀랄 준비.. 야투 58.8%, 3점 48.6%, 자유투 95.5%. 190클럽이지만 사실상 200클럽에 가까운 모습이며, TS% 0.760, PER 52.3, WS/48 0.646 등 각종 효율성 관련 2차 스탯에서 DBPM를 제외한 모든 비율 스탯에서 현 시즌 리더는 물론이거니와 역대 최고 선수들의 거진 2배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참고로 단일 시즌 PER 역대 1위는 월트 옹의 32이며, 현 시대의 넘버 원 르브론 제임스의 시즌 하이 WS/48은 0.322이라고 한다. 당연히 커리가 계속 이 수준의 기록을 유지할 수는 없겠지만, 정말 단순히 3경기에서 보여준 퍼포먼스가 말도 안 되는 수준이라 소개하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스탯 얘기를 했지만.. 워리어스 현지 기자들이 올 시즌 개막 전 팀에서 가장 발전할 것 같은 선수로 드레이먼드 그린이나 해리슨 반즈가 아닌 스테판 커리를 뽑았던 것처럼, 실제 경기를 보면 정말 커리가 지난 시즌 MVP를 받은 그 수준보다 한 단계 더 스텝업 했음을 느낄수가 있다. 먼저 지난 시즌 비약적으로 향상된 볼 핸들링이 더 발전하며 크리스 폴이 늘 해오던 것처럼 상대 코트 안쪽 미드레인지 부분에서 수비를 농락하며 자신의 놀이터로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놀랍다. 볼 핸들링이 더 좋아지면서 커리의 약점 중 하나로 꼽혔던 턴오버도 많이 줄어들었으며, 실제로 3경기에서 기록한 5개의 턴오버 중 자신의 미스로 기록한 턴오버는 2~3개 뿐이다.


거기다 역대 최고의 픽앤롤 핸들러 중 하나로 꼽히는 스티브 내쉬가 플레이어 컨설턴트로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에 합류하면서 커리가 그의 장점을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픽을 탈 때, 모두가 인정하는 역대 최고의 슛팅력을 가진 커리에게 가해지는 압박은 상상을 초월하는데, 실제로 그간 커리가 범한 턴오버의 가장 많은 부분이 바로 픽앤롤 상황에서 상대의 압박에 걸려 다급히 오버핸드 패스로 스크리너에게 볼을 건네다 짤리는 모습이였다. 하지만 올 시즌 지금까지 커리의 픽앤롤 관련 기록은 보자면, 픽앤롤 핸들러 일때 1.57의 PPP를 기록하고 있고, 턴오버는 단 한번도 없었다. 미드 포스트로 들어가 상대에게 둘러 쌓인 상황에서 엄청난 볼 핸들링과 침착성, 그리고 코트 비젼이 동반되며 창의적인 킬패스를 계속해서 뿌리는 커리의 모습은 양손을 자유자재로 쓰며 상대를 농락하던 스티브 내쉬의 모습과 무척이나 닮았다는 평이다.


개인적으로 요즘 커리가 농구하는 걸 보면 축구계의 리오넬 메시와 호나우지뉴를 섞어 놓은 모습을 보는 것만 같다. 호나우지뉴의 경기를 즐기는 모습, 유려한 드리블과 상식을 뛰어넘는 플레이, 메시의 탈압박과 슛팅력, 엄청난 시야로 인한 놀라운 패스들.. 유럽 축구를 통해 스포츠에 입문하게 되어 10년 넘게 스포츠에 빠져 살면서 단 한번도 시대의 1인자를 서포트해본 적이 없었는데, 어쩌면 커리를 통해 처음으로 그 기분을 느끼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긴 찬양문을 쓰긴 했지만 너무 큰 설레발은 치지 않을테니, 타고난 슛팅 재능을 갖춘 엄청난 연습 벌레, 거기에 라일리를 비롯한 행복한 가정, 모범적인 이미지와 함께 스타성까지 겸비한, 어쩌면 현 NBA의 글로벌 아이콘이 될 수도 있는 스테판 커리가 다치지 말고, 시즌 내내 지금처럼 보는 이의 눈이 즐거운, 만화 같은 농구를 계속해서 펼쳐 주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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