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바르셀로나와 마찬가지로, 피파로부터 받은 징계로 인해 두 마드리드 클럽은 2016/17시즌 여름과 겨울 이적 시장에서의 선수 영입이 금지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페르난도 토레스의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는데요, 보스 디에고 시메오네는 지난 12월 인터뷰를 통해 토레스는 아틀레티코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이지만, 그의 거취는 오직 피치 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지난 15년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복귀 후 나름 쏠쏠한 역할을 해오던 페르난도 토레스는 공교롭게도 그 인터뷰를 전후로 아틀레티 복귀 이후 최악의 경기력들을 보이고 있는데요에이바르와의 경기에서 자신의 아틀레티코 통산 99호 골을 넣은 이후 약 4개월간 골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피파로부터 징계를 받기 전에는 구단 입장에서 토레스의 거취를 두고 여러 옵션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토레스는 166AC밀란과의 계약이 종료되고 FA가 되는데요, 구단은 이번 겨울 시장에서 토레스의 영입을 미리 확정지을 수도 있었고, 아니면 여름까지 지켜본 후 밀란과의 계약이 종료되면 토레스와 다시 사인할 수도 있었습니다하지만 징계가 확정된 이후토레스에게 남은 기한은 단 열흘입니다현지 시각 129일이 라리가의 이번 겨울 이적 시장 마지막 서류 등록일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이에 대해 많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팬들 사이에서 토레스의 거취에 대해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시메오네가 항상 강조하는 팀의 정신력, 구단과 팬들간의 가족과 같은 소속감 등을 고취시키는 역할에 있어 명실상부 2000년대 아틀레티코의 아들인 페르난도 토레스만큼 적절한 인물이 있냐고 주장하며 그를 팀의 3번째 공격수로 잔류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많고, 반대로 토레스의 시간은 끝났다며 안타깝지만 이제는 루시아노 비에토와 앙헬 코레아를 위해 더 많은 자리를 만들어 주어야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에서는 #TorresRojiblanco 라는 태그를 붙인 게시물들이 그의 잔류를 지지하는 서포터들 사이에서 유행으로 번지고 있다네요. 참고로 토레스의 에이전트는 인터뷰를 통해 구단과 조만간 대화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미 여러 팀들의 오퍼를 받았다는데, 빅 리그의 팀들은 아닌 것으로 보이고 MLS나 다른 리그의 팀들인 것 같네요.

 

(출처 : 아스, 마르카, Atleticofans)

 

아래부터는 팬 카페에 게시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1. 토레스는 분명히 2000년대 초반부터, 혹은 그 전부터 아틀레티코를 서포팅하던 팬들에게는 단순한 선수가 아닌 정말로 특별한 존재입니다. 저 또한 토레스로 인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서포팅을 시작하게 되었고, 2000년대 초중반 해외에서 유입된 아틀레티코 팬들 중 대다수는 저와 같은 케이스일 것입니다. 현지에서 토레스에 대한 지지가 얼마나 더 대단한지는 4만명이 몰렸던 작년 토레스의 입단식만 떠올려 봐도 알 수 있겠죠.

 

2. 코케나 올리베르 토레스, 루카스 에르난데스 등 10대 후반~20대 초반의 유스 출신 선수들 역시 페르난도 토레스를 보고 자라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는 것을 꿈꿔왔다고 공공연히 밝혀왔습니다. 토레스가 현재 라커룸에서 가비와 티아구, 디에고 고딘 등과 함께 보컬 리더 역할을 맡고 있는 것 또한 근 몇달간 선수들의 인터뷰 등을 통해 미루어 보았을 때 사실이구요.

 

3. 토레스로 인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인지도가 크게 올라갔다? 수입이 크게 증대되었다? 이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라고 봅니다. 분명히 페르난도 토레스는 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선수단 중 앙투앙 그리즈만과 함께 가장 스타성이 뛰어난 인물이 맞지만, 2007년 토레스가 클럽을 떠난 후 아틀레티코 역시 꾸준히 발전해 왔고, 2013/14시즌 리가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이라는 업적을 이뤄내는 과정에서 이미 많은 상업적인 성공이 뒤따랐죠. 토레스의 복귀가 극적인 상업적 효과를 가져오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뭐 어느 정도 도움은 되었을 것입니다, 워낙 실력에 비해 전 세계적으로 화젯거리가 되는 선수이기 때문에요.

 

4. 분명 토레스는 단순히 경기력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되는 인물이 되었습니다. 최소한 지금의 아틀레티코에서는 말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또 남기기에는 선수 본인이 너무 애매한 위치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제 누구나 인정하는 타이틀 컨텐더 클럽이죠. 물론 그 지속성에 대해 의문이 있을 수 있으나, 앞으로도 클럽이 올바른 방향으로 간다는 전제 하에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위협할 수 있는 위치에 가까워진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팀에서 2016년의 페르난도 토레스에게 3번째 스트라이커 자리를 맡긴다? 이건 감정적으로만 봐서는 안 되는 문제죠. 더군다나 1옵션인 그리즈만 외에 잭슨과 비에토가 빌빌대며 변변한 2옵션조차 없는 현 상황에 징계까지 맞았는데요. 그렇다고 토레스를 아예 라커룸 리더, 보컬 리더의 역할로 제한하며 플레잉 타임을 거의 주지 않는다면..? 토레스는 84년생, 현지 나이로 31살인 선수입니다. 아직 본인이 전력 외로 판정받는 것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으리라고 생각되네요. 토레스가 이미지와 달리 축구 내적으로 욕심이 많은 선수라서요.

 

닉네임 보시면 알겠지만 저는 페르난도 토레스의 광팬입니다. 그로 인해 해외 축구에 입문했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팬이 되었으며, 코케에게 많은 마음을 주고 있지만 여전히 제 넘버원은 토레스이구요. 그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복귀한다고 했을 때 너무나 기뻤고, 지금도 그가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팀의 상황을 복합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남는 것이 최선의 결과로 이어질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럴 때 쓰는 말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박수칠 때 떠나는 게 옳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고요, 혹시나 선수 본인이 원하는대로 팀에 남게 된다면.. 플레잉 타임을 정말 파격적으로 양보하기를 바랍니다. 가장 좋은건 기량을 회복하는 것이겠지만.. 크고 작은 부상들로 인해 상한 몸과 그 간의 시간들로 인해 쉽지 않을테니까요.

다른 카테고리의 글 목록

Atleti 카테고리의 포스트를 톺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