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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리스본에서의 뼈 아팠던 결승에 이어 올 시즌도 레알 마드리드에게 마지막 순간 발목을 잡히며 4강 진출에 실패하였다ㅠ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8강 2차전, 레알 마드리드의 가레스 베일과 카림 벤제마 그리고 미드필더의 핵심 루카 모드리치가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전후반 90분 내내 시종일관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여주다가 88분 치차리토 에르난데스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1:0 패배하고 말았다. 사실 이처럼 한심한 (...) 경기력 속에서도 꾸역꾸역 버텨내며 셋피스 등으로 한 골 우겨 넣고 승리하는 것이 올 시즌 그 동안 마드리드 데르비 무패를 이어온 비결이였는데, 후반 중반까지 그러한 패턴을 이어오다 아르다 투란의 경고 누적 퇴장으로 게임 플랜이 망가졌다 할 수 있겠다.


오늘 경기에서만큼은 카를로 안첼로티에게 전략적으로도 말린 촐로였는데, 안첼로티의 세르히오 라모스 수비형 미드필더 기용이 대성공을 거둔 것에 반면 촐로의 전술적 선택은 결과론적으로 아쉬움만을 남겼다. 우선 가비 대신 사울을 선발 출장, 측면에서의 기동력을 살리려 했으나 사울이 계속 쉬운 미스를 연발하며 최악의 경기력만을 보인채 후반 시작과 동시에 가비와 교체되면서 교체 카드 1장을 조기에 사용하는 결과를 초래하였고, 후반 60분경 앙투앙 그리즈만 대신 들어간 라울 가르시아 역시 거친 성격만 보여줄 뿐 실질적으로 경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 하였다. 또한 후반 막판 수적 열세 속에서 연장을 대비해 티아구 대신 호세 히메네즈를 투입하여 수비를 강화하려 하였으나 오히려 히메네즈 투입 직후 결승골을 헌납하고 말았다. 물론 수비 라인 전체적으로 체력이 떨어지며 집중력 저하로 인해 호날두를 놓친 것이 결정적 원인이기에 히메네즈만의 탓은 아니였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경기에서 가장 아쉬웠던 선수는 사울 외에도 코케와 만주키치이다. 그 동안 철인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던 코케는 최근 몸이 지쳤는지 계속해서 터치나 킥의 세밀함에서 정교함이 결여되어 있는 모습이고, 마리오 만주키치는 오늘 경기에서도 몇 차례 골킥을 헤딩으로 연결하는 것 외에는 본인의 영향력을 피치 위에서 보이는데 실패하였다. 토레스에 비해 안정감이나 파워는 더 있을지언정 경기장 내에서 수비와 마주치는 여러 상황들 속 그들을 당황시킬 수 있는 의외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만주키치이기에 레알 입장에서 수비하기에 한결 수월하지 않았나 싶다. 사실 토레스도 조커로 투입될 때는 매번 좋은 모습이지만 선발로 출장할 때는 경기력이 널뛰기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지금 현재로서는 대안이 없는 것이기도 하고.. 그리즈만 역시 이미지와 달리 전반적인 온더볼 상황에서는 그리 위협적이지 못하고 골문 앞 마지막 판단과 오프더볼 움직임에 장점이 있는 선수기 때문에 강팀 상대로 원정을 떠나 수세적으로 몰리는 경기를 했을 때 번뜩이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지나치게 단순한, 공격이라고 하기에도 힘든 롱볼 패턴 속에 만주키치와 그리즈만이 매번 같이 묶이는 모습을 연출하곤 하는데, 단순히 두 선수의 역량 부족을 탓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지만, 아틀레띠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서 새로운 유형의 개인 능력을 갖춘 스트라이커와 드리블링을 갖춘 윙어가 필요하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해보인다. 창의적인 패스를 뿌릴 수 있는 미드필더도 추가되면 좋을테고, 현지 포럼 팬들도 이러한 이유들로 올리베르 토레스와 앙헬 코레아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최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레알 마드리드 혹은 바르셀로나와 좋은 경쟁을 펼치는 것을 칭찬하곤 하지만, 사실 오랫동안 아틀레티코를 응원해온 팬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아직 보완할 점 투성인 팀인 것이 사실이다. 물론 예전 절단-축구 시절이나 유로파권에서 치열하게 싸울때에 비하면 지금의 위치에 올라온 것만으로도 참 행복한 시기인 것은 맞지만.... 다시 돌아가 쉽게 설명하자면 아틀레띠가 꾸레알을 상대할 때, 촐로와 선수단의 단결 하에 그들 개개인이 가진 능력 이상으로 극한의 경기력을 끄집어 낸다는 느낌이랄까? 훨씬 덩치가 큰 상대와 싸우기 전에 미리 각성제 거하게 맞아 놓고 싸운다는 느낌..? 사실 단순히 결과나 하이라이트만 보는 것이 아니라 경기 전체를 보면 누구나 알 수 있겠지만 선수 개인의 역량이나 기본적으로 팀으로서 볼을 차는 수준 자체는 아직 그들과 비견했을 때 많이 뒤떨어져 있다. 하지만 촐로가 이번에 새로운 재계약을 하면서 인터뷰 했듯, 이 팀은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팀이고, 이제 막 성공을 향해 걸음마를 뗀 팀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안타까움과 씁쓸함 속에서도 더 나아지는 팀을 기대하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지 않나 싶다.


이번 패배로 사실상 올 시즌 농사는 끝났다고 봐야 할테고, 남은 리가 경기들 잘 치뤄서 3위 자리 잘 지킨 후에 오프 시즌 동안 더 나아진 재정적인 힘과 함께 적절한 보강으로 그리 멀지 않은 시일에 다시 한 번 챔피언스리그 트로피에 도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페르난도 토레스가 지난 주 인터뷰한 것처럼 넵투노 광장에서 촐로와 아틀레띠 선수들, 그리고 팬들이 빅 이어를 들고 축제를 여는 것을 염원하며...


개인적으로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그냥 레알이 했으면 좋겠다. 지역 라이벌이지만 레알 마드리드 싫어하지도 않고, 이왕이면 떨어트린 팀이 이기는게 낫지 않나.. 라 운데시마인지 그거랑 챔스 개편 이후 최초로 2회 연속 우승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


http://www.clubatleticodemadrid.com/postpartidos/real-madrid-atletico-de-madrid-21-04-2015-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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